렉스는 이 순간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고대해온 순간이 눈 앞에서 펼쳐지다니,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 꿈과 같은 지금 이 순간에 렉스는 한껏 들뜬 표정으로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웨인파이낸스의 그 브루스웨인이 렉스코프에 있다니!” “그래서 무슨 정보죠?” 의자에 앉아 턱으로 앞자리를 가리키는 것이 마치 자신이 이 회사의 주인이라도 된 듯이 보였다. 렉스는...
처음으로 싸운 것은 아니었다. 렉스는 툭하면 이상한 말로 브루스의 신경을 긁었으며 브루스는 화를 내지 않기 위해 몇 번이고 화제를 돌려야 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행위는 화제를 돌리는 것이라는 것을 가장 잘 알면서도. 브루스 내 말 듣고 있어? 물론 듣고 있었다. 대답할 기운이 없었던 것뿐이었다. 그렇게 보고 싶다는 그 원정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시카...
비밀이 없는 사이니까요. 그 말이 영화 보는 내내 걸렸다. 클락과 브루스 사이에선 상상도 할 수없는 사이였기에 그런 사이가 탐이 났다. 약속을 미뤄가면서 과연 렉스코프의 그 렉스루터를 만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이었을까. "오 브루스, 웨인파이낸스 대표님께서 우리 렉스코프의 선수님 데리고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죠?" 렉스는 클락도 없는 2군 경기를 보고 ...
몇 번의 경기 그리고 몇 번의 식사. 그것이 전부였다. 팀원 누구하나 자신을 신뢰하지 않았고 결과는 전과 똑같이 엉망이었다. 나아지지 않았다. 나아 질 수 없었다. “지미. 내가 너에게 던졌잖아!” “내가 왜 네 공을 받아야 되는데?” 시합 도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무도 클락의 사인을 받아주지 않았으며, 클락의 공을 누구하나 받아주지 않았다. 던지면 피하...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많은 장면들을 보곤 한다. 그리워하는 누군가를 향한 눈물, 다시 보지 못할 누군가를 향한 울음. 그런 것들을 보고 자란 나는 '이별'이라는 것에 덤덤해지는 동시에 매순간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죽은 자의 몸을 닦는 일을 하다보면 고약한 냄새와 씨름을 하게 되는데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안...
“TV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초능력자들은 왜 모두 선할까요.” 머시는 차트를 몸에 끌어안고는 대답 없이 그를 내려다봤다. 대답을 해도 결국은 틀린 답이 될 게 뻔하니까. 커다란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 앉아있는 렉스의 손에는 검푸른 공이 들려 있었다. 한 쪽 눈을 살짝 뜨고는 머시를 보며 양쪽 입 꼬리를 힘껏 끌어올렸다. 오, 머시. "그건 영화니까. 구원...
"그래서 요즘 경기는 어때요?" 다 지켜보고 있으면서 그는 그렇게 묻는다. 나쁘지 않아요. 클락의 대답에 브루스는 싱긋 웃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늘 브루스가 묻고, 클락이 답하면 다시 브루스가 웃는 식이다. 클락이 먼저 질문하는 경우도 드물며,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그렇다고 브루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성격도 아니었으니. 경기를 ...
또래 친구들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난 아마 어렸을 때부터 그 기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았다. 가난했던 삶을 청산하고 벼락부자가 된 것은 매일 같이 도박에 매달리던 아버지 덕분─어떻게 보면 이런 삶을 산 것도 아버지 탓이었다.─이었다. 고담 시에 있던 낡고 허름한 단칸방을 버려두고 그 벼락 끝에 새로운 집을 지었으니까. 그 집은 기분 나...
"오랜만이군." "오! 브루스! 이렇게 보니 얼마나 좋아요!" 텅텅 빈 관중석에 앉아 있는 렉스가 벌떡 일어나 브루스를 반겼다. 자켓의 단추를 풀며 자리에 앉아 싱그러운 잔디밭을 내려다봤다. 연습경기라 여겨도 될 정도로 너무나도 고요한 그 경기장엔 그들 나름대로의 열정이 땀을 통해 흐르고 있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좋은 경기가 있어서 여기로 오라고 했어요...
여름의 끝이 되면 비어있던 잔디밭엔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찬다. 그 넓디넓은 잔디밭을 채우는 선수들은 서로 눈치를 보고, 견제를 한다. 몇몇은 몸만을 부딪치는 무식한 스포츠라 여길지 모르지만, 풋볼은 그 짧은 시간에 눈치와 사인을 주고받으며 머리를 쓰는 두뇌스포츠임을 클락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눈부신 그 관경들이 파란 조끼를 입고 있는 클락 켄트...
"많이 생각해보고 제안 괜찮다 싶으면 연락해요. 강제적인 건 아니니까." 짧은 순간이었다. 명함을 건넸고, 클락은 젖은 얼굴을 쓸어내리며 그 명함을 받아들었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생각하진 말고." 상류사회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TV에서도 몇 번 나오기도 했었고. 클락은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브루스는 ...
로이는 더 이상 이곳에 없어. 10년 만에 듣는 그의 소식이었다. 어린 소녀의 패기로 나무위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팔을 부러트린 지 10년이 넘었을 때, 겨우 ‘로이’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어린 알렉산드리아는 치료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서 소녀는 TV에 나오는 드라마,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코미디 영화를 좋아했는데,...
17세 여고생, 트위터 합니다. 맞팔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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