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술에 취해 추한 모습으로 나뒹굴었다. 술 세다며 큰소리 떵떵 치던 바스케즈까지 바닥에 굴러다니고 나서야 술자리는 조금 진정되는 듯 보였다. “누가 와서 총이라도 쐈어? 왜 다들 쓰러져 있는데?” 패러데이는 한숨을 쉬며 빈 잔에 술을 따르려다가 말고 그대로 입으로 가져다 댔다. “패러데이 씨.” 반쯤 풀린 눈으로 패러데이를 노려보고 있는 엠마의 모습에...
“여기 앉아도 되나요.” 덩치에 맞지 않게 작은 에스프레소 잔을 들고 있는 남자는 헛기침을 하며 내 시선을 끌었고, 이어 합석을 부탁했다. 왜 하필. 정신 차리고 보니 작은 카페가 꽉 차 있었다. 쓰고 있던 안경을 벗으며 대답했다. “그러세요.” 시험 기간이 다가온 걸 뒤늦게 눈치채고 나름 공부하려고 했던 책을 급하게 정리하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한눈에 ...
총소리가 몇 번이고 울려 퍼졌다. 로즈크릭에 총소리가 들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보그가 떠난 그 자리에는 공허한 울음소리만이 남아 갈 곳 잃은 시선들이 허공을 떠다녔다. 어느 누구 하나 쉽게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했고, 보그를 향한 원망 섞인 욕설 조차도 하지 못했다. 테디는 모자를 만지작거리며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들에게 갈 곳을 잃은 시선들을 나눠주다...
1. "안 주무시고 뭐하세요?" 그가 걱정 어린 목소리로 내게 물어왔다. 선생님. 그가 또 한 번 나를 불렀지만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그를 보지 않아도 그의 모습이 보여졌다. 문턱너머에서 나를 보며 걱정스런 표정으로 보고 있겠지. 저 노인네는 왜 안자고 저러고 있는 거냐며. 분명히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대답할 기운이 있었다. 그러나 대답하고 싶은 기분...
“젠장, 이상하네.” 고든은 뒷목에 손을 얹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뭐가 이상한데?” 앞에 앉은 블록이 고든에게 물었지만, 그는 주변을 살필 뿐 대답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대답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혼잣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이상한 날이었지만, 이 낯선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단어를 고르고 또 골랐다. 똑같은 사람들과 똑같은 장...
“너와 내 사이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복잡한 사이야.” 알아요. 내뱉지 못한 대답을 입안 가득 물고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대답을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리는 누구보다 알고 있었다. 웰스는 휠체어에 앉아서 손 끝에 놓인 버튼을 톡, 톡 치며 그 상황을 조금 즐기고 있었다. 그의 표정 변화가 볼수록 신기할 정도였으며 당황하는 모습이 꽤나 흥...
매주 토요일 밤이면 고담시의 한 저택이 화려한 파티 장으로 바뀐다. 그 거대한 파티는 초대장이 없음에도 배우, 정치인 등 유명 인사를 비롯하여 자신들이 뭐라도 되는 듯 옷을 빼입은 일반인들 까지 모여들어 조금은 화려하고 방탕한 파티를 즐겼다. 그 모습들이 마치 F. 스콧 피츠제럴드 작가의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개츠비의 저택으로 보였다. 그도 누군가를 ...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친구들부터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 내게 저마다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가끔 이런 이야기까지 하나 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하였다. 야기를 듣고, 비밀을 지키는 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옆집이 시끄러웠다. 내 방은 옆집과 바로 밀접해 있어서 침대에 앉아 벽에 기대고 있으...
유난히 더운 여름이었다. 나는 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고 햇빛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시야의 대부분은 나뭇잎이었지만 그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였다. “스티브!” 버키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마자 반사적으로 그가 던진 물건을 받아들였다. 덕분에 다시 뒤로 넘어져 머리를 박고 말았다. 작게 신...
거실의 한 면은 유리로 되어있어서, 고스란히 햇빛이 집안으로 쏟아졌다. 집을 지을 때부터 클락이 남쪽에는 꼭 유리로 된 벽을 지어달라고 이야기했고, 렉스는 그것을 신경 써서 집을 지었다. 렉스는 그 벽이 너무 햇빛이 들어와 여름엔 너무 덥다고 투덜거렸지만, 클락이 좋아하는 모습에 더 이상의 불만을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가 출장을 가거나, 취재를 가 있는 동...
처음으로 다리가 부러지고, 무거운 깁스가 채워졌다. 나는 혼자서 이것을 족쇄라고 불렀다. 하얗고 무거운 족쇄가 내 다리를 잡고 있는 동시에 난생 처음으로 세상이 답답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애초에 남들이 나보다 느리고, 내가 남들보다 빠른 건 지루한 일이 아니었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으니까. 이것이 지루하면 나는 살지 못했겠지. 무엇보다 다이나믹하게 변하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의 목소리에 옆을 쳐다보자 남자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고 수상한 옷차림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네? 누구요?” “마침 나오네.” 조용히 손을 뻗어 TV를 가리켰다. 소리가 나오지 않는 TV에선 앵커가 몇 년 전 한창 세상을 들썩거리게 만든 장본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나서 논란...
17세 여고생, 트위터 합니다. 맞팔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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